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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예비타당성조사(예타) 기준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지만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정부의 발표는 예타 대상 기준을 총사업비 500억 원·국가 재정지원 300억 원 이상에서 총사업비 1000억 원·국가 재정지원 500억 원 이상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이다. 예타 기준 완화는 지방에서 줄기차게 제안했던 것으로 환영할 만한 일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조치만으로 소멸위기의 지방을 구하고,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방 입장에서 보면 예타 기준 완화는 그저 '빛 좋은 개살구'가 대출의 종류 될 수도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까지 예타 조사가 완료된 SOC사업 50건 중 사업비 500억 이상·1000억 원 미만 사업은 고작 4건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제주도 우회도로 건설 사업 2건은 예타를 통과했고, 서산 민항시설 설치 등 2건은 통과하지 못했다.
이대로 라면 제도 개선 효과는 미미하다. 지역에서 원리금균등상환 계산 혜택을 보는 대상 사업은 상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당장 지난해 7월 예타에서 최종 탈락한 충남 가로림만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 사업만 하더라도 추산 사업비가 1200억 원이나 됐다. 대전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청주공항 민간활주로 신설사업 등 수 조원대 지역 숙원사업은 엄두도 못낸다.
이럴 바에야 예타 대상 기준을 조정하는 것 부산 햇살론 도 좋지만 예타 평가 점수의 가중치부터 고쳐야 한다. 현재 예타 기준은 지방 SOC사업에 대해 경제성, 정책성, 지역균형발전을 종합해 평가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더라도 경제성과 정책성에서 점수가 나오지 않으면 예타를 통과할 수 없는 구조다. 지역균형발전 항목에서 30-40%의 가중치를 두고 있지만 실제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지도 의심 수신평잔 스럽다. 이참에 지역균형발전 가중치를 과감하게 40-50%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예타 제도가 당초 취지와는 달리 지방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 된 지 오래다. 지방에서는 예타를 회피하기 위해 별의별 특벌법까지 다 동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타 제도는 찔끔 손질해서 될 일이 아니다. 지역 균형발전에 근로자주택전세자금대출 연장 초첨을 맞춰 완전히 새롭게 뜯어고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