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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월귤이 위기다. 빙하기가 끝나고 1만년 넘게 남한에서 자리를 지켰지만 이제는 너무 더워져 버티기 힘들다.
이대로라면 10∼20 아파트론 년 내 남한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현재 국내에는 설악산과 홍천 등 강원지역 단 두 곳에만 월귤이 자생한다. 개체수는 1천개 안팎에 불과하다.



월귤 [국립수목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신저축은행 햇살론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무'…단기간 절멸 가능성 예측
월귤은 우리가 겨울철에 먹는 귤 종류가 아니다.
진달래과 나무로 굳이 따지면 블루베리 사촌쯤 된다. 잎은 약용하고 빨간 열매는 식용한다.
5∼30㎝ 높이로 자라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무'라는 별칭이 붙었다.
월귤은 중국 북 일상생활 부, 일본 북부, 북한, 몽골, 러시아, 유럽, 북미 등에 분포하는 북방계 식물로 기후에 민감하다.
지구를 통틀어 분포지와 개체수가 아주 적은 편은 아니어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Red List)에는 가장 낮은 단계인 '약관심' 종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범위를 한반도 남쪽으로 좁히면 사정이 달라진다.
사채시장자생지가 설악산과 홍천 단 두 곳에 불과하고 개체수도 매우 적어 국내 희귀식물 적색목록에는 단기간에 절멸할 가능성 있는 취약종으로 평가됐다.
증식 등 현지 외 보존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국가에서 월귤을 들여오더라도 자연 상태에서 증식하기 어려워 강원지역 자생지가 사라지면 국내에서 더는 월귤을 볼 아파트전세담보대출 수 없다는 얘기다.



월귤 열매 [국립수목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942년 국내 첫 발견…빙하기 때 남하했다가 잔존
국내 월귤은 1942년 설악산 해발 1천300ｍ 이상에서 처음 발견됐다.
1만∼2만년 전 빙하기 때 남하했다가 간빙기 때 기온이 올라가자 고지대로 피신한 일부 개체가 잔존한 것이라는 주장이 생물·지리학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
설악산 고지대는 겨울철 기온이 영하 30도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빙하기 우리나라 기온이 현재보다 6∼10도 낮았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월귤은 온도에 민감한 식물이어서 기온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자생지 공중 습도도 중요하다.
김상준 국립수목원 박사는 "지구 온난화로 우리나라가 더 뜨거워지면 1만년 이상 자생한 설악산 월귤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월귤 잎과 열매는 항염, 항산화, 항종양을 비롯해 가래를 없애거나 기침을 진정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약재로 알려져 이를 채취하려는 인간의 욕심도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월귤 군락 [국립수목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홍천 풍혈지로 피난까지…국내 최남단 월귤 자생지
2005년 학계가 떠들썩했다. 설악산 자생지에서 약 60㎞ 떨어진 홍천에서 월귤 군락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군락지 면적은 15㎡에 불과하고 개체 수도 적었다.
더욱이 자생지 고도는 해발 500ｍ에 불과했다.
월귤이 간빙기 거치면서 생존을 위해 설악산 고지대로 피신한 것을 고려하면 홍천 군락지는 설명이 안 되는 서식 환경이었다.
다만 홍천 군락지가 '얼음골'로 불리는 풍혈지(風穴地)에 있어 월귤이 자생할 수 있었을 것으로 학계는 추정했다.
풍혈지는 한여름에도 바위틈에서 찬 바람이 나오는 독특한 지형이다.
홍천 군락지는 현재까지 국내 최남단 월귤 자생지로 기록돼 있다.
2009년 한 대학교수가 지리산에서 월귤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바 있으나 국립수목원은 기존 자료와 현장을 조사한 연구자들의 자문을 토대로 자생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안종빈 국립수목원 박사는 "풍혈지는 기후변화에 취약한 산림 식물의 피난처"라며 "홍천 군락지는 여름철에도 온도가 낮은 데다 공중 습도도 일정하게 유지돼 월귤이 자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연천 풍혈지 [국립수목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립수목원 보호 안간힘…기후변화 취약 목본식물 목록 발간 예정
월귤도 다른 기후 민감 종처럼 온난화와 불법 채취 등으로부터 보호가 절실한 식물이다.
강원지역 자생지가 사라지면 국내에서 더는 월귤을 못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판 '노아의 방주'인 산림 종자 저장 전문시설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 볼트(Seed Vault)'에 월귤 종자가 보관돼 있지만 지금과 같은 기후 환경에서는 싹을 틔우기 어렵다고 한다.
국립수목원은 북방계 식물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국내 생육하는 모든 목본식물에 대한 기후변화 취약성 평가 결과를 정리해 11월 중 발간할 예정이다
후속으로 기후 민감 초본식물 목록도 계획됐다.
제도적으로도 보호하고 있다.
산림청은 홍천 월귤 군락지 일대를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펜스를 둘러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무단출입하다 적발되면 산림보호법에 따라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정성희 국립수목원 박사는 "우리 식물의 기후변화 취약성 평가는 기후위기로 사라질지 모르는 생물종을 지키는 첫걸음"이라며 "생물 분야별 연구가 진행되더라도 온난화를 막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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