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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강렬한 태양 아래 온갖 풀들은 기세 좋게 자란다. 짙푸른 산빛, 넝쿨이 엉겨 며칠 만에 사람 키를 훌쩍 넘어 전봇대, 나무꼭대기까지 점령했다. 세력이 강한 풀은 날마다 멈추지 않고 새로운 영토를 확장한다. 드디어 산길을 다 덮어 초록 공화국을 만들었다. 마른장마에 왕가뭄 무더위는 38℃ 넘어섰다. 이글이글 뜨겁게 타오르는 작열灼熱이다. 연신 물병을 들이켜며 오른다.
삼성산三聖山은 해발 554m, 경상북도 경산시 남산·남천면 경계에 있다. 근처에서 태어난 세 명의 성현聖賢을 기리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불교 대중화를 이끌었던 원효대사, 신라 유학자이자 이두吏讀를 집대성한 설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총, 삼국유사를 저술한 고려 일연스님이다. 근처에는 성지곡, 성재지, 성잠사 등 성인 성聖자 지명이 많다. 산꼭대기에 원효가 세운 성지암이 있었다고 한다.
산행은 상대온천 주차장에서 서쪽 길 따라 내지저수지에서 왼쪽으로, 느티나무 보호수를 지나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있지만 어느 방향이든 상대온천까지 되돌아오는 데 5㎞ 남짓, 3시간 정도 형용사 걸린다.
등산로 입구.
도화살桃花煞과 우리 식물 이름
정오 지난 무렵 불볕더위에 새들은 잘 지저귀지 않고 식물들도 지쳤는지 맥없이 늘어졌다. 사람도 축축 처졌다. 접시꽃·노랑코스모스·한삼덩굴·칡덩 제4종복비 굴·야관문·박주가리, 오동나무는 하늘을 덮을 듯 이파리가 넓다. 그러나 더위를 즐기는지 일제히 활짝 핀 개망초꽃은 이 무렵이 딱 제격이다. 산비탈에 저절로 나서 자라고 재잘거리며 토라지고 서로 다투듯 하얗게 피었다.
삼성산 정상.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산들바람에 이마를 닦는데 산 아래 복숭아밭이 많다. 색깔이나 모양이 오묘하다 못해 신비스럽다. 그래서 달밤에 먹으면 미인이 된다고 했던가? 요즘이 복숭아 철이다. 신라 진지왕은 복사꽃 도화녀에게 홀려 죽어서도 귀신이 되어 찾아왔으니 도화살桃花煞 위력을 실감한다. 삼국유사의 도화녀 이야기 출처가 근처라면 복숭아밭은 신라 때부터 이곳에 있었을 제작 것이다. 도화살은 요부妖婦, 요즘은 성적性的 우상뿐 아니라 매력과 인기의 상징이 됐다.
외딴집 길 앞에서 땀을 닦으며 이정표를 바라본다. 정상까지 2.1km, 나무마다 목이 말랐는지 이파리는 모두 늘어졌다. 오후 1시경, 나무 의자 쉼터 지나 나뭇가지로 거미줄을 긋고 간다. 곧바로 불볕을 가린 나무 그늘이 좋지만 계곡에는 물이 없고 축축한 곰팡내, 둥근 쓰레기통 같은 약수터 '섬띠샘물' 안내 문구만 붙어 있다. 계곡과 샘터에 물이 흘러 더위에 지친 이들의 목을 적셔 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옻오른 사람들이 씻으면 낫는다는 곳"이라는 글귀만 눈에 들어왔다.
소나무 숲길.
샘터 지나 길은 가팔라지는데 오른쪽 비목나무 고목 위에 햇살이 내려와 거미줄이 반짝인다. 층층·박쥐·좀작살나무, 박쥐나무는 꼭 이런 곳에서 산다. 음침하고 동굴을 좋아하는 박쥐처럼, 나무 이름을 이렇게 생태적 습성을 생각해서 지었을까? 숙연해진다. 우리 식물 이름은 산에서 나무하는 남정네, 밭에서 풀을 뽑는 아낙네들이 지었을 것이다. 그래선지 모양, 색깔, 냄새, 맛, 익살과 풍자 등 해학諧謔이 넘치는 정겨운 이름들이 많다. 박쥐나무, 생강나무, 노루오줌, 사위질빵….
인걸은 지령, 원효대사와 파계승
지그재그 오르막 계곡의 낙엽 쌓인 길, 땀은 뚝뚝 떨어지고 옷은 다 젖었다. 띄엄띄엄 오소리 굴을 바라보다 오솔길 생각하는데 어느덧 나무 의자에 앉는다. 이 산은 쉼터 인심이 좋다. 등산로 곳곳에 잠시 쉬어가도록 나무 의자를 만들어 놨다. 발아래 삿갓나물, 족두리풀, 사초가 빼곡하다. 그늘은 시원하지만 하루살이, 모기가 웽웽거린다. 15분쯤 올라서 능선과 임도 갈림길(오른쪽 송백~평기임도, 직진 삼성산 정상, 뒤 상대온천)에 닿는다. 산바람 솔솔 불어오고 임도가 도로처럼 환하다. 정상으로 올라가는데 식생이 참 다양하고 여러 가지 나무들도 많다. 신갈·쇠물푸레·물푸레·느티·좀작살·생강·당단풍·굴피·진달래·철쭉·소나무.
느티나무 쉼터에서 바라본 삼성산, 앞쪽 유연재사적비.
능선에서 정상 오르는 길은 차츰 가파른 오르막, 밧줄을 매어둔 구간이다. 가끔 땀을 식혀 주는 산바람이 고마울 뿐, 산은 적막한 숲속이다. 군데군데 나무 의자와 넓은 바위에 앉아 쉴 수 있지만 정상까지 바로 가기로 했다. 능선 이정표를 지나 15분쯤 오르니 헬기장, 곧장 숲에 갇힌 삼성산 정상(와지·상대온천 2.1·임도·평기리 0.6·능선길 와지·상대온천 1.7km)에 닿는다. 오후 1시 45분 정상 표지석이 두 개다. 정자가 있는 곳이 정상인 듯한데 사방으로 나무가 우거져 산 아래는 잘 보이지 않는다.
삼성산은 경북 경산시 남쪽 남산면과 남천면 경계, 동쪽 대왕산(606m), 서쪽은 백자산(486m), 남쪽으로 선의산(756m)과 이어져 있다. 청도 갈령葛嶺에서 뻗어 나온 산줄기로 화악산과 남산 능선을 볼 수 있지만 숲으로 둘러싸여 답답하다. 잠시 앉아 살구와 물 한 잔으로 숨을 돌리며 땀을 닦는다. 능선 길 두고 바로 내려가기로 했다. 내리막길 아래 돌탑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도시와 공단, 멀리 파노라마처럼 이어진 산 능선이 멀다. 긴 나무 계단, 바람은 살랑살랑 가지를 흔든다. 오후 2시 10분에 두 번째 돌탑, 온 산에 나무 의자 인심은 정말 좋다.
등산로 입구의 350살 느티나무.
15분쯤 더 내려가니 갑자기 눈앞이 환해졌다. 산기슭에서 바라보는 벌판과 발아래 연못, 문중 묘지, 잎을 모두 잃은 상수리나무, 저 멀리 반곡지, 단석산, 오른쪽으로 문복산, 가지산, 운문산 자락일 것이다. '인걸人傑은 지령地靈'이라 과연 산세는 인물이 나올 형국, 당시 이곳의 지명은 서라벌이 가까운 압량군押梁郡이었다.
원효가 죽고 520년 뒤 일연全見明(1206~1289)이 태어난다. 일연은 설악산 진전사, 비슬산 대견사, 강화 선원사, 포항 오어사 등 경향 각지를 다녔다. 마지막으로 군위 인각사에서 삼국유사를 집필해 이름을 남긴다. 반면 원효는 줄곧 서라벌이라는 중앙무대에서 상당히 파격적인 행보로 승부를 걸었다. 원효(617~686)의 속명俗名은 설서당薛誓幢, 진평왕 때 의상(625~702)과 당나라 유학 가던 중 토굴에서 잠자다 물을 마셨는데 깨어 보니 해골 물,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를 깨달아 발길을 돌려 민중 포교에 나선다. 노래와 춤으로 기이한 행동을 하면서도 무열왕의 둘째 딸 요석공주와 관계를 맺어 파계했다.
상대온천.
"하늘 받칠 기둥을 깎으려는데 자루 빠진 도끼 없느냐?" 하니, 요석공주가 "도끼를 빌려 드릴 수 있다" 해서 낳은 아들이 설총이다. 말년에 왕궁에서 강론했고 일흔까지 살았다. 생불生佛이라던 개성의 '지족선사'는 황진이 유혹에 넘어가 "도로 아미타불"의 원조가 됐지만 원효는 6두품 출신 파계승으로 성공한 경우다. 마흔의 원효가 스무 살 과부에게 빠졌으니 어찌 파계破戒하지 않겠는가?
오후 2시 30분 갈림길, 바로 가면 남산면 반곡지, 왼쪽이 상대온천으로 가는 길, 삼성산 정상은 뒤에 서 있다. 마을 앞 저수지 지나 무더운 시멘트 길, 서당을 열고 후학을 가르쳤다는 내력이 적힌 '유연재사적비儒硯齋事績碑' 뒤로 삼성산이 뚜렷이 보인다. 350년 동안 살아온 느티나무가 쉼터의 주인이다. 보호수다. 백도라지, 청도라지 어울려 피었고 온 산천을 하얗게 물들인 개망초꽃은 흐드러졌다. 바람이 불어와 잠시 더위를 식혀 준다. 오후 3시경, 옛날 온수골로 불리던 상대리온천으로 되돌아왔다. 자동차 문을 열어젖히니 용광로처럼 화끈 달아 숨이 막힌다. 도화살이든 파계승이든 오늘처럼 뜨겁지 않았으리라.
산행길잡이
상대온천주차장~내지저수지~섬띠샘물터(계곡)~임도 갈림길~헬기장~정상(정자)~돌탑~가족묘지~외딴집~느티나무 보호수 쉼터~상대온천주차장
※ 대략 5km, 3시간 정도. 산행 뒤 온천에서 피로를 풀 수 있다.
※ 상대온천은 알칼리성 맥반석 온천수다. 논에 심어놓은 모가 떠오르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농부 덕분에 1972년 온천이 개발되어 피부병에 효험 있다고 알려졌다. 1982년 무렵 온천관광호텔이 문을 열고 붐볐으나 지금은 이용객이 줄어든 것 같다.
교통
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경산 IC), 중앙고속도로(수성IC).
※ 내비게이션 → 경산 상대온천 검색, 상대온천주차장 주차.
숙식
경산 시내 및 인근지역, 호텔·모텔·펜션, 다양한 식당 많음.
주변 볼거리
삼성현역사문화공원, 경산시립박물관, 반곡지, 갓바위, 팔공산, 은해사, 동촌 유원지 등.
월간산 8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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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산三聖山은 해발 554m, 경상북도 경산시 남산·남천면 경계에 있다. 근처에서 태어난 세 명의 성현聖賢을 기리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불교 대중화를 이끌었던 원효대사, 신라 유학자이자 이두吏讀를 집대성한 설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총, 삼국유사를 저술한 고려 일연스님이다. 근처에는 성지곡, 성재지, 성잠사 등 성인 성聖자 지명이 많다. 산꼭대기에 원효가 세운 성지암이 있었다고 한다.
산행은 상대온천 주차장에서 서쪽 길 따라 내지저수지에서 왼쪽으로, 느티나무 보호수를 지나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있지만 어느 방향이든 상대온천까지 되돌아오는 데 5㎞ 남짓, 3시간 정도 형용사 걸린다.
등산로 입구.
도화살桃花煞과 우리 식물 이름
정오 지난 무렵 불볕더위에 새들은 잘 지저귀지 않고 식물들도 지쳤는지 맥없이 늘어졌다. 사람도 축축 처졌다. 접시꽃·노랑코스모스·한삼덩굴·칡덩 제4종복비 굴·야관문·박주가리, 오동나무는 하늘을 덮을 듯 이파리가 넓다. 그러나 더위를 즐기는지 일제히 활짝 핀 개망초꽃은 이 무렵이 딱 제격이다. 산비탈에 저절로 나서 자라고 재잘거리며 토라지고 서로 다투듯 하얗게 피었다.
삼성산 정상.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산들바람에 이마를 닦는데 산 아래 복숭아밭이 많다. 색깔이나 모양이 오묘하다 못해 신비스럽다. 그래서 달밤에 먹으면 미인이 된다고 했던가? 요즘이 복숭아 철이다. 신라 진지왕은 복사꽃 도화녀에게 홀려 죽어서도 귀신이 되어 찾아왔으니 도화살桃花煞 위력을 실감한다. 삼국유사의 도화녀 이야기 출처가 근처라면 복숭아밭은 신라 때부터 이곳에 있었을 제작 것이다. 도화살은 요부妖婦, 요즘은 성적性的 우상뿐 아니라 매력과 인기의 상징이 됐다.
외딴집 길 앞에서 땀을 닦으며 이정표를 바라본다. 정상까지 2.1km, 나무마다 목이 말랐는지 이파리는 모두 늘어졌다. 오후 1시경, 나무 의자 쉼터 지나 나뭇가지로 거미줄을 긋고 간다. 곧바로 불볕을 가린 나무 그늘이 좋지만 계곡에는 물이 없고 축축한 곰팡내, 둥근 쓰레기통 같은 약수터 '섬띠샘물' 안내 문구만 붙어 있다. 계곡과 샘터에 물이 흘러 더위에 지친 이들의 목을 적셔 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옻오른 사람들이 씻으면 낫는다는 곳"이라는 글귀만 눈에 들어왔다.
소나무 숲길.
샘터 지나 길은 가팔라지는데 오른쪽 비목나무 고목 위에 햇살이 내려와 거미줄이 반짝인다. 층층·박쥐·좀작살나무, 박쥐나무는 꼭 이런 곳에서 산다. 음침하고 동굴을 좋아하는 박쥐처럼, 나무 이름을 이렇게 생태적 습성을 생각해서 지었을까? 숙연해진다. 우리 식물 이름은 산에서 나무하는 남정네, 밭에서 풀을 뽑는 아낙네들이 지었을 것이다. 그래선지 모양, 색깔, 냄새, 맛, 익살과 풍자 등 해학諧謔이 넘치는 정겨운 이름들이 많다. 박쥐나무, 생강나무, 노루오줌, 사위질빵….
인걸은 지령, 원효대사와 파계승
지그재그 오르막 계곡의 낙엽 쌓인 길, 땀은 뚝뚝 떨어지고 옷은 다 젖었다. 띄엄띄엄 오소리 굴을 바라보다 오솔길 생각하는데 어느덧 나무 의자에 앉는다. 이 산은 쉼터 인심이 좋다. 등산로 곳곳에 잠시 쉬어가도록 나무 의자를 만들어 놨다. 발아래 삿갓나물, 족두리풀, 사초가 빼곡하다. 그늘은 시원하지만 하루살이, 모기가 웽웽거린다. 15분쯤 올라서 능선과 임도 갈림길(오른쪽 송백~평기임도, 직진 삼성산 정상, 뒤 상대온천)에 닿는다. 산바람 솔솔 불어오고 임도가 도로처럼 환하다. 정상으로 올라가는데 식생이 참 다양하고 여러 가지 나무들도 많다. 신갈·쇠물푸레·물푸레·느티·좀작살·생강·당단풍·굴피·진달래·철쭉·소나무.
느티나무 쉼터에서 바라본 삼성산, 앞쪽 유연재사적비.
능선에서 정상 오르는 길은 차츰 가파른 오르막, 밧줄을 매어둔 구간이다. 가끔 땀을 식혀 주는 산바람이 고마울 뿐, 산은 적막한 숲속이다. 군데군데 나무 의자와 넓은 바위에 앉아 쉴 수 있지만 정상까지 바로 가기로 했다. 능선 이정표를 지나 15분쯤 오르니 헬기장, 곧장 숲에 갇힌 삼성산 정상(와지·상대온천 2.1·임도·평기리 0.6·능선길 와지·상대온천 1.7km)에 닿는다. 오후 1시 45분 정상 표지석이 두 개다. 정자가 있는 곳이 정상인 듯한데 사방으로 나무가 우거져 산 아래는 잘 보이지 않는다.
삼성산은 경북 경산시 남쪽 남산면과 남천면 경계, 동쪽 대왕산(606m), 서쪽은 백자산(486m), 남쪽으로 선의산(756m)과 이어져 있다. 청도 갈령葛嶺에서 뻗어 나온 산줄기로 화악산과 남산 능선을 볼 수 있지만 숲으로 둘러싸여 답답하다. 잠시 앉아 살구와 물 한 잔으로 숨을 돌리며 땀을 닦는다. 능선 길 두고 바로 내려가기로 했다. 내리막길 아래 돌탑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도시와 공단, 멀리 파노라마처럼 이어진 산 능선이 멀다. 긴 나무 계단, 바람은 살랑살랑 가지를 흔든다. 오후 2시 10분에 두 번째 돌탑, 온 산에 나무 의자 인심은 정말 좋다.
등산로 입구의 350살 느티나무.
15분쯤 더 내려가니 갑자기 눈앞이 환해졌다. 산기슭에서 바라보는 벌판과 발아래 연못, 문중 묘지, 잎을 모두 잃은 상수리나무, 저 멀리 반곡지, 단석산, 오른쪽으로 문복산, 가지산, 운문산 자락일 것이다. '인걸人傑은 지령地靈'이라 과연 산세는 인물이 나올 형국, 당시 이곳의 지명은 서라벌이 가까운 압량군押梁郡이었다.
원효가 죽고 520년 뒤 일연全見明(1206~1289)이 태어난다. 일연은 설악산 진전사, 비슬산 대견사, 강화 선원사, 포항 오어사 등 경향 각지를 다녔다. 마지막으로 군위 인각사에서 삼국유사를 집필해 이름을 남긴다. 반면 원효는 줄곧 서라벌이라는 중앙무대에서 상당히 파격적인 행보로 승부를 걸었다. 원효(617~686)의 속명俗名은 설서당薛誓幢, 진평왕 때 의상(625~702)과 당나라 유학 가던 중 토굴에서 잠자다 물을 마셨는데 깨어 보니 해골 물,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를 깨달아 발길을 돌려 민중 포교에 나선다. 노래와 춤으로 기이한 행동을 하면서도 무열왕의 둘째 딸 요석공주와 관계를 맺어 파계했다.
상대온천.
"하늘 받칠 기둥을 깎으려는데 자루 빠진 도끼 없느냐?" 하니, 요석공주가 "도끼를 빌려 드릴 수 있다" 해서 낳은 아들이 설총이다. 말년에 왕궁에서 강론했고 일흔까지 살았다. 생불生佛이라던 개성의 '지족선사'는 황진이 유혹에 넘어가 "도로 아미타불"의 원조가 됐지만 원효는 6두품 출신 파계승으로 성공한 경우다. 마흔의 원효가 스무 살 과부에게 빠졌으니 어찌 파계破戒하지 않겠는가?
오후 2시 30분 갈림길, 바로 가면 남산면 반곡지, 왼쪽이 상대온천으로 가는 길, 삼성산 정상은 뒤에 서 있다. 마을 앞 저수지 지나 무더운 시멘트 길, 서당을 열고 후학을 가르쳤다는 내력이 적힌 '유연재사적비儒硯齋事績碑' 뒤로 삼성산이 뚜렷이 보인다. 350년 동안 살아온 느티나무가 쉼터의 주인이다. 보호수다. 백도라지, 청도라지 어울려 피었고 온 산천을 하얗게 물들인 개망초꽃은 흐드러졌다. 바람이 불어와 잠시 더위를 식혀 준다. 오후 3시경, 옛날 온수골로 불리던 상대리온천으로 되돌아왔다. 자동차 문을 열어젖히니 용광로처럼 화끈 달아 숨이 막힌다. 도화살이든 파계승이든 오늘처럼 뜨겁지 않았으리라.
산행길잡이
상대온천주차장~내지저수지~섬띠샘물터(계곡)~임도 갈림길~헬기장~정상(정자)~돌탑~가족묘지~외딴집~느티나무 보호수 쉼터~상대온천주차장
※ 대략 5km, 3시간 정도. 산행 뒤 온천에서 피로를 풀 수 있다.
※ 상대온천은 알칼리성 맥반석 온천수다. 논에 심어놓은 모가 떠오르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농부 덕분에 1972년 온천이 개발되어 피부병에 효험 있다고 알려졌다. 1982년 무렵 온천관광호텔이 문을 열고 붐볐으나 지금은 이용객이 줄어든 것 같다.
교통
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경산 IC), 중앙고속도로(수성IC).
※ 내비게이션 → 경산 상대온천 검색, 상대온천주차장 주차.
숙식
경산 시내 및 인근지역, 호텔·모텔·펜션, 다양한 식당 많음.
주변 볼거리
삼성현역사문화공원, 경산시립박물관, 반곡지, 갓바위, 팔공산, 은해사, 동촌 유원지 등.
월간산 8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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