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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파칭코 ㅵ 오션파라다이스게임 ㅵ▨ 4.rtt469.top ┠[서부원 기자]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25일(금), 1박 2일 일정으로 학생자치회의 여름 임원 수련회를 다녀왔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이용해 각각 한 차례씩 갖는 연례행사로, 학생자치회의 1년 사업을 기획하고 평가하는 중요한 자리다. 서먹서먹한 임원들끼리 친해지는 계기이기도 하다.
지난해 여름에는 지리산 종주 등반을 다녀왔다. 입산한 첫날 예상치 못한 폭우가 쏟아져 도중에 하산하고 말았지만, 그조차 수련회로서 나름의 의미를 공유했다. 학교로 복귀해 이틀간 도서관과 운동장에서 회의와 친목 도모의 시간을 가졌다. 이 또한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제 더는 지리산 종주 등반과 같은 '무모한' 수련회는 불가능하다. 역대급 폭염에다 예상치 못한 폭우가 쏟아지는비에이치아이 주식
상황에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기상의 악조건에다 등산 경험도 부족한 한 학급 규모의 아이들을 인솔한다는 건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올해는 아이들의 체력적 한계를 시험하는 대신 '학습'과 '교류'라는 측면에 주안점을 두고 수련회를 준비했다. 대학 입시에 얽매인 고등학생들에게 방학 중 이틀간의 금쪽같은 시간을 허송해서는 안고전릴게임
된다는 생각에서다. 때마침 "바다가 보고 싶다"는 한 아이의 바람도 있었다.

'상록수'와 '그날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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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련회 첫째 날 저녁 학생자치회 임원들의 회의 모습. 학생자치회의 1년 농사를 계획하고 예산을 조정하는 자리다. 이곳에서 부마 민주항쟁이 잠깐 주제로 등장하기도 했다.


ⓒ 서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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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여름 수련회 장소가 부산으로 정해졌다. 이곳 광주와 부산은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 민주항쟁이라는 역사로 엮여 있고, 영호남의 지역교류라는 의미도 있다. 참고로, 5.18과 부마 민주항쟁은 4.19 혁명과 6월 민주항쟁과 더불어 우리나라 4대 민주화운동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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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지와 계획은 거창했지만, 준비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극성수기인 여름 휴가철인 데다 해운대 해수욕장 등으로 대표되는 내로라하는 여름 관광지인 부산은 숙소 예약부터 쉽지 않았다. 가족 단위도 아니고, 30명 가까운 단체를 동시에 수용할 만한 숙소를 찾기가 힘들었다.
지난 5월 학생자치회장 선거가 끝난 뒤 준비를 나름 서둘렀는데도 부산의 숙소 예약에 실패했다. 휴대전화 너머로 단체 숙소 예약은 이미 1년 전쯤 모두 끝났다는 답변만 줄곧 들어야 했다. 그렇다고 당일치기로 부산을 다녀오는 건 너무 멀뿐더러 수련회의 취지와도 맞지 않았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부마 민주항쟁 기념재단(부마 재단)에 도움을 요청했다. 언젠가 부마 재단도 부마 민주항쟁과 5.18을 연결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차였다. 현재 '부마에서 광주로'라는 이름을 내걸고, 동서 교류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부마 재단은 수련회의 취지를 듣고는 흔쾌히 적극 돕겠다고 했다. 그들이 준비하고 있던 프로젝트에도 맞춤한다며 반색했다. 부산과 광주의 학생들이 부마 민주항쟁과 5.18의 주제로 만나도록 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었다고 강조했다.
수련회의 주체가 '하나'에서 '둘'이 되니, 준비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숙소부터 전세 버스, 식당 예약까지 부마 재단에서 도맡아 주었다. 더욱이 사적지 해설은 물론, 전세 버스와 식사 비용까지 댄다는 소식에 아이들은 마치 귀빈이 되어 부산에 초청받은 기분이라며 들떠 했다.
출발 전날 저녁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한데 모여 일정을 공유했다. 수련회의 취지를 설명하고 사전 안전교육을 겸한 자리였지만, 특별하게 마련된 꼭지가 하나 있었다. 부마 민주항쟁의 발원지인 부산의 시민들 앞에서 함께 부를 민중가요 두 곡을 연습하는 것이었다.
노래는 그 어떤 글과 강의보다 힘이 세다. 역사 교과서에서 부마 민주항쟁과 5.18, 6월 민주항쟁의 관련성과 역사적 의미를 강조하고 있지만, 아이들에겐 그저 '수험용'일 뿐이다. '잘 만든 영화 한 편과 노래 한 곡이 수백 권의 책보다 낫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하나는 독창곡 '상록수'고, 다른 하나는 합창곡 '그날이 오면'이다. 민중가요의 '민'자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상록수'는 고 노무현 대통령이 통기타 치며 부른 노래고, '그날이 오면'은 영화 <1987>의 OST로 알려져 있다. 민중가요 중에 그나마 아이들에게 익숙한 곡인 셈이다.
뉴진스를 좋아하는 아이가 목 놓아 부르는 '상록수'와 노랫말의 의미조차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그날이 오면'을 아이들이 악보를 보며 연습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감동이었다. 난생처음 가보는 부산에 자신의 목소리를 흔적으로 새긴다는 마음으로 모두가 열심히 참여했다.

땡볕 아래를 걸으며 들은 부마 민주항쟁의 역사










▲  아이들과 부산의 첫 만남은 '남포동 부마길'에서 시작되었다. 뒤로 개항기 선교사 알렌과 아펜젤러 등이 첫발을 내디딘 곳이라는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 서부원




수련회는 부산의 옛 도심 남포동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일본을 통해 '램프'가 처음 전래한 곳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영어가 낯설었던 시절, '램프'의 불빛을 '남폿불'로 불렀다. 남포동은 부마 민주항쟁 당시 수만 부산 시민들이 대학생과 합세해 유신 철폐를 외쳤던 현장이다.

부산의 내리쬐는 뙤약볕은 습기까지 머금어 땀을 비 오듯 쏟게 했다. 애써 그늘을 찾아 걸어도 올라오는 아스팔트 열기를 당해낼 수 없었다. 땡볕 아래를 걸으면서도 부마 민주항쟁의 역사에 대해 열변을 토한 해설사의 얼굴에도 주름을 타고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남포동 부마길'을 걸으며 온몸이 땀에 절었지만, 누구 하나 힘든 내색은 없었다. 출발 전부터 이번 수련회는 '폭염과의 싸움'이라고 누누이 강조했던 터다. 아이들의 표정은 비장했고, 긴 설명에도 곁눈질하지 않고 집중하는 모습에 해설사 역시 온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튿날 여정은 부산대학교에서 시작됐다. '부산대 부마길'을 걸을 차례였다. 부산대학교는 부마 민주항쟁이 발화된 곳으로, 당시 부산대생 500여 명이 어깨 겯고 유신 철폐와 독재 타도를 외치며 교문을 나서면서 시민 항쟁으로 비화했다. 1979년 10월 16일 오전 10시경이었다.

그로부터 정확히 열흘 후인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심복인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게 총에 맞아 죽으면서 유신 독재정권이 막을 내리게 된다. 직후 권력의 공백을 틈타 전두환의 신군부가 12.12 군사 반란을 일으키고, 이 반란 세력에 맞선 대규모 시민 항쟁이 5.18이라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1979년 10월부터 1980년 5월까지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변곡점이었다.










▲  부마 민주항쟁의 발원지인 부산대학교 상학관 터에서의 단체 사진. 작년에 건물 노후화로 상학관은 철거됐고, 그 자리에 기념물이 세워졌다. 뒤로 보이는 건물은 부산대학교 박물관.


ⓒ 서부원




'부산대 부마길'은 조금씩 정비되고 있었다. 몇 해 전 부산대를 처음 방문했을 때, 부마 민주항쟁의 자취를 찾기란 쉽지 않았을뿐더러 기념물의 존재를 아는 이들도 드물었다. 지금 교정 곳곳에 세워진 기념물들은 부마 재단의 활동가들이 흘린 땀과 눈물을 증명한다.


'부산대 부마길'을 돌아 나와 인근의 조그만 카페를 찾았다. 부마 민주항쟁을 주제로 한 수련회를 갈무리하는 자리였다. 이틀 동안 진행된 수련회에 대해 아이들과 인솔 교사의 소감을 나눴다. '부산을 통해 광주를 더 잘 알게 됐다'는 한 아이의 소감이 인상 깊었다. 나름대로 해석하자면, 부마 민주항쟁을 통해 5.18의 역사를 더 잘 알게 됐다는 뜻일 테다.










▲  부산대학교 교정에 세워진 부마 민주항쟁탑 앞에서의 단체 사진. 아이들은 이구동성 부산대학교를 비롯한 부산 지역에 부마 민주항쟁을 기리는 기념물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 서부원




소감 발표를 마무리한 뒤, 준비해 간 '작은 음악회'가 이어졌다. 진심을 담아 부르는 '상록수'에 모두 박수를 보냈고, '그날이 오면'을 한목소리로 부르는 모습에 동반한 부마 재단 활동가들이 뭉클해 했다. 부마 민주항쟁과 5.18이 노래로 만나는 뜻깊은 여름 수련회였다.

사족. 수련회를 준비하면서 말 못 할 고충이 있었다. 당장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기상 여건 속에 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아무리 안전교육을 철저히 하고 보호자의 동의서를 받았다고 해도, 누구 하나 다치기라도 하면 인솔 교사의 법적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를 물심양면 지원해 준 부마 재단 측에서도 놀라워했다. 최근 들어 수련회와 수학여행은커녕 하루짜리 소풍조차 학사일정에서 제외하는 학교가 적지 않다고 귀띔해 주었다. 인솔 교사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 없이 교외 단체활동을 강제하는 건 폭력이라는 말까지 들린다.
실제로 전국의 많은 학교에서 교외 단체활동 계획이 취소됐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들의 올곧은 성장에 단체활동이 얼마나 중요한 교육적 경험인지 교사라면 모두 동의할 것이다. 교외 단체활동이 지속되어야 하는 이유다. 폭염 속에서도 이틀 동안 아이들은 한 뼘 더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