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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규햇형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5-10-0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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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아비브=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유대인으로서가 아니라 이스라엘인으로서 지금은 나라를 지키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습니다."
이스라엘 예비군 대위 샤케드(32)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에 또 소집됐을 때 응하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이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저녁 텔아비브의 이스라엘군 기지 방공호에서 이뤄졌다.
의무( 주택공급신청서 醫務) 장교인 샤케드는 지난달 이스라엘군(IDF)에 동원돼 다시 군복을 꺼내입고 가자시티 지상전에 참여하는 36사단에 합류했다. 가자전쟁 2년 동안 가자지구에만 3번째 배치됐고, 그 사이 레바논과 시리아 등에 다녀온 것을 포함하면 7번째 동원이라고 한다.
인터뷰를 위해 전날 가자에서 밤샘근무를 마친 직후 바로 차를 타고 텔아비브로 왔다는 주휴수당이란 그의 눈 주변에는 시퍼런 다크서클이 선명했다. 긴팔 전투복이 답답한 듯 자리에 앉자마자 "에어컨 좀 틀자"고 말한 뒤 생수통을 들어 벌컥벌컥 들이켰다.
샤케드는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해 1천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납치하며 전쟁이 발발했을 때의 기억을 힘겹게 풀어놨다.
비거치식 날까지만 해도 민간 업무와 요가 등으로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샤케드는 당일 오전 6시 45분께 상관이 갑자기 전화를 걸어와 "부대 복귀를 준비하고 부대원들에게도 전파하라"고 명령했을 때에도 크게 긴장하지 않았다고 한다.
급히 군 차량을 타고 가던 도중 임시 검문소 부근에서 총성과 비명이 들려왔고, 연기가 치솟는 교전 상황을 두 눈으로 목격 아이폰4원금 하고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샤케드는 "부대에 들러 의료장비를 챙겨서 키부츠(집단농장)로 갔는데 엉망이었다"며 10월 10일까지 꼬박 나흘을 민간인 부상자 처치와 시신 수습 작업을 벌여야 했다고 돌이켰다.
기자도 총에 맞고 불탄 시신 등 사진과 영상을 봤다고 말하자 샤케드는 "그건 바다의 물 한방울일 뿐이고, 공개 사랑인지 되지 않은 정말 많은 것들이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샤케드는 다시금 '10월 7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가자지구에 배치돼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가자 부근에 살던 많은 이스라엘인들이 평화로운 공존을 원했다"며 "아직도 하마스 테러조직이 가자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도 했다.
특히 임무 도중 하마스와 관련이 없는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죽거나 다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것이 무척 괴로웠다는 말을 여러차례 되풀이했다.



가자지구 3번째 배치된 샤케드 (텔아비브=연합뉴스) 샤케드가 이스라엘군 방탄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모습. 창밖으로 공습 피해를 입은 거리가 보인다.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샤케드는 현지 민간인 부상자를 발견하면 이스라엘 군인에게 하듯 똑같은 의료 처치를 지원하고 음식과 물도 나눠줬다며 "전쟁은 끔찍한 일이고, 나는 고통에 눈감지 않았다. 나는 로봇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마주치는 하마스 대원 대부분이 제복을 입지 않아 민간인과 구분하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며 "전장에서는 회색의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에, 모든 것을 흑백으로 나눠 볼 수가 없다"고 언급했다.
샤케드는 가자지구와 관련해 답변할 때마다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몰라했고, 말을 계속 더듬었다. 기자가 질문 주제를 바꾸자 표정이 한층 가벼워졌다.
그는 경험해본 전선 중 지난해 레바논 남부가 가자보다 위험하게 느껴졌는데, 하루 24시간 내내 헤즈볼라와 교전과 공습을 주고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반면 몇개월 전 다녀온 시리아 쪽 골란고원은 현지 민간인들을 도우며 교감한 것이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고 한다.
샤케드는 실전을 치르는 과정에 이스라엘군 내부에서 여성 병력자원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지휘관으로 올라갈수록 여성이 거의 없는 탓인지 초반에는 나를 못미더운 듯 대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지금은 얼마나 전문적인 역량을 가졌는지만 중요하게 여겨진다"며 "이제는 화장실 갈 때 말고는 남녀에 구분이 없다"고 말했다.
다음날 새벽 다시 가자로 복귀해야 한다며 손목시계를 연신 들여다보던 샤케드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물음에 "우리는 실존적인 싸움을 하고 있지만, 이를 두고 이스라엘 밖에서 많은 부정적인 말들이 나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군을 대표하지도 않고, 그냥 한 명의 여성이자 보통의 사람이고 주어진 일을 하는 사람일 뿐"이라며 "얘기되지 않은 많은 부분이 있는만큼 외부인들이, 한국인들이 바로 판단하지 말고 '물음표'를 남겨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국방부에 따르면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올 9월까지 치료받은 이스라엘 현역 및 예비군 장병 약 2만명 중 56% 정도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 정신 건강 문제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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